이번 시간에는 KB증권에서 12월에 발간한 반도체 산업 리포트를 정리해 보며, 2024년 반도체 산업 사이클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2023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의 감산이 시작되면서 주가 역시 상승 구간을 보이고 있는데 2024년에는 어디까지 해당 사이클이 진행될 수 있을지 가늠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1. 투자 늘어도 공급은 부족(2023.12.19.)
2023.12.18.자 전자신문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내년도 DRAM 중심의 반도체 장비 투자를 올해 대비 20% 이상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https://www.etnews.com/20231218000305
웨이퍼 기준 DRAM 신규 생산능력은 전체의 70%가 선단 공정인 1a, 1b 나노에 집중되어 있어 과거 양적 팽창의 DRAM 증설과 달리 고부가 DRAM 중심의 질적 전환이 예상되어 타이트한 공급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포트에서는 최종적으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최소 120조원(2023.12.28.자 10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범용(레거시) DRAM 생산능력이 선단 공정 중심으로의 전환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감산을 종료해도 수급 개선은 지속될 것이다. 이에 2025년까지 범용 DRAM 생산능력은 2022년과 비교할 때 50% 수준까지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의 2023년말 시가총액은 123조원으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대비 19% 할증된 상태이다. 그러나 HBM 경쟁력, DRAM 점유율, 수익성 등에서 마이크론 대비 SK하이닉스의 우위가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최소 12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2. SK하이닉스: 엔비디아 최대 수혜주(2023.12.20.)
SK하이닉스는 DRAM을 다층하는 HBM에서 별도의 소재(마이크로 범프)를 사용하지 않고 칩들을 연결할 수 있는 HBM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 개발에 성공하였다. 이번 개발로 HBM 시장에서 어드밴스드 MR-MUF(Advanced Mass Reflow Molded Underfill)와 투트랙으로 공정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칩 두께를 줄이면서 열 방출, 수명 이슈 등을 동시에 해소하기를 요구하는 엔비디아 요청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여 경쟁사 대비 기술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3. 패닉 바잉 구간 진입(2023.12.21.)
12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PC, 스마트폰 고객사로부터 DRAM, NAND 주문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주문량이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최근 1년간 ASP가 70% 가량 하락하며 가격 메리트가 부각된 가운데 PC,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유한 메모리 반도체 재고 소진이 일단락되며 내년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재고 축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텔이 출시한 코어 울트라칩 메테오 레이크(Meteor Lake)는 AI PC 시대를 열 전망이다. 이번 제품의 장점은 인텔4 공정을 사용해 전력 효율과 그래픽 성능을 대폭 향상한 것이다. 따라서 40개의 글로벌 PC 업체들이 내년 상반기부터 메테오 레이크를 탑재한 PC 250개 이상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도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년 1월부터 대거 출시할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PC업체들이 12월부터 DRAM, NAND 패닉 바잉 구매 패턴을 나타내며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DRAM, NAND 가격의 급등(qoq +18% ~ 23%)이 예상되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4. 중국 범용 반도체 규제, 한국에 긍정적(2023.12.26.)
미국 상무부는 내년 1월 미국 자동차, 항공우주, 방산 등 100개 이상의 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산 범용 반도체(레거시 칩) 사용 의존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 목적은 미국 내 중국범용 반도체 관세 부과를 통해 덤핑과 침투를 막아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 내용을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지급 결정에도 참고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방산기업들이 중국산 반도체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중국 범용 반도체에 대한 추가 수출규제 현실화를 가정하면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범용 반도체(legacy DRAM, NAND) 재고 소진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이번 조치는 중국 현지 반도체 기업(YMTC, CXMT, SMIC)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이며, 중국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예외 조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올해 합산 기준으로 20조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NAND 사업은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축소 효과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흑자 전환이 전망되어 DRAM과 더불어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5. 결론: 2024년에도 상승 사이클은 계속된다
KB증권 반도체 산업 리포트를 종합하여 볼 때, 2023년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가 전망됨에 따라 이에 대한 기대로 한 차례 주가 상승 발생하였으며 2024년에는 범용 반도체로 수요가 확산되며 상승 사이클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PBR 상단 밴드인 1.7배 수준에 주가가 형성되었으나 현재도 NAND 사업부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주가가 먼저 선반영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과거 상승 사이클 당시에는 HBM이라는 새로운 제품군이 없었을 때를 고려한다면 밸류에이션 상단은 더 열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 KB증권의 리포트에서 전망하고 있듯이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20조가 되면 24년 기준 PBR은 약 2.0배가 된다. 1.7배에서 30% 할증을 준다면 PBR은 약 2.2배 132조가 된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개와 주인의 이론에 대입할 때 심리가 개입되는 주가는 주인보다 더욱 멀리 갈 수도 있다. 심리가 붙었을 때는 PBR 2.2배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보인다.
※ 위 게시글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서는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거나 추천하고 있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주식투자 > 한국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LG이노텍을 떠나보내며... (1) | 2024.01.17 |
---|---|
2023년 연간 포트폴리오 수익률 33.39%, 2024년은? (1) | 2024.01.06 |
내년도 에틸렌 사이클에 주목(ft. 대한유화, 유안타증권 황규원 2024년 전망 소개) (1) | 2023.12.17 |
반도체 특수가스 기업 리포트 소개(티이엠씨, 원익머트리얼즈) (1) | 2023.12.10 |
11월 수출입 동향 정리 (1) | 2023.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