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 내 신용융자 금액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23년 9월말 20조원의 신용융자 잔고는 코스피와 코스닥 합계 현재 2023.10.20.자 기준 18조 4,605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 2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는데, 지수 하락으로 인해 신용융자가 청산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주식시장 내 대출의 종류인 미수금, 신용융자, 주식담보대출 등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1. 미수금이란?
미수금은 고객이 증권회사에 납부해야 할 현금 또는 유가증권의 부족액을 말한다. 주식을 살 때 매수대금의 일부만 현금으로 내면 된다. 그 비율이 위탁증거금률이다. 주식거래 대금은 매매가 이루어진 날로부터 3일째 되는 날 결제된다. 3일 동안 외상거래가 가능하다.
주식을 사겠다고 주문을 낸 투자자가 3일째 되는 날 대금을 내지 않으면 미수금으로 처리된다. 미수금이 생기면 증권회사는 곧바로 정리하도록 돼 있다. 해당 고객이 산 주식을 결제일 다음날(매수일로부터 4일째 되는 날) 오전 동시호가 때 하한가에 ‘팔자’ 주문을 내야 한다. 이것을 반대매매라 부르며 반대매매를 통해 팔린 주식대금은 반대매매일로부터 3일째 되는 날 결제되므로 이틀 동안은 미수금으로 잡힌다.
원래 고객이 매수주문을 낸 날로부터 따지면 4, 5일째 미수금으로 처리됐다가 6일째 되는 날 완전히 정리되는 셈이다. 증권사는 미수금에 대해 연 19%의 높은 연체이자를 물린다. 미수금은 주가가 상승추세를 보일 때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투자자가 가진 자금 이상으로 매수주문을 내 반대매매를 당하더라도 상승세가 강하면 매매차익을 얻을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2. 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가 고객의 보유 주식 및 현금 등을 담보로 잡고 일정 기간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이다. 담보로 맡긴 주식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반대매매(강제 주식 처분)를 할 수 있다. 여기에 연 5~7% 수준의 대출 금리도 별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가 커진다.
3. 주식담보대출이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식투자자가 저축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대출한도와 대출이율은 각 금융사마다 다르다.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 실시간으로 담보비율이 확인되는데, 계좌평가액이 담보비율에 미달되면 주식 소유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식이 반대매매 된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총 가치가 1000만원이고, 이 금액의 100%인 1000만원을 대출받게 되면 주식계좌에는 2000만원이 있게 된다. 이때, 담보유지비율이 120%라면 계좌평가액을 1200만원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때, 평가액이 1200만원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반대매매가 시행된다. 한편, 반대매매를 통해서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 증권사에서 주식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송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미수금, 신용융자, 주식담보대출 모두 채권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반대매매가 발생하게 되는데 아래에서는 반대매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4. 반대매매란?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매매(1~3개월간 주식 빌려 매수), 스탁론 서비스(외상으로 주식 매수), 미수 거래(담보없는 위탁매매) 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했을 경우 주가하락에 따른 담보비율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쏟아질 수 있다.
통상 미수거래의 경우에는 3일, 신용거래의 경우에는 1달부터 3달이 상환기한이며 이 기간 안에 반대매매를 통해 상환하지 않는 경우나 담보가치가 일정비율 이하로 하락할 때에는 증권사에서 임의적으로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반대매매는 전날 종가 대비 20~30% 낮은 금액으로 주문이 산정되기 때문에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개인투자자 지분율이 높은 코스닥시장 종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4.1 반대매매의 종류
반대매매의 종류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개장과 동시에 이뤄지는 반대매매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신용융자, 예탁증권담보대출의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갔을 때 발생한다. 또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2 거래일 뒤에 상환하는 미수거래도 만기 안에 갚지 못할 경우 장 시작 전 동시호가 때 반대매매로 처분된다. 신용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의 담보비율은 증권사와 종목마다 다르지만 통상 140% 안팎 수준이다.
예를 들어 자기자금 1억원과 대출금 1억원을 합친 2억원으로 주식을 매입할 경우 대출금 1억원의 140%인 1억4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주식의 가치가 그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추가 증거금을 요구한다. 담보부족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다음날까지 부족 금액을 채워 넣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2 거래일 뒤 증권사에서 강제로 반대매매에 나선다.
예를 들어 지난 22일 담보부족이 발생했다면 24일 시초가에 반대매매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오전 10시에는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가 일어난다. CFD는 주식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 결제하는 파생상품이다. 일반 현물 주식 매매와 달리 거래 과정에 외국계 증권사가 포함된다. 국내 투자자가 주문하더라도 실제 사고파는 주체가 외국계 증권사이기 때문에 투자 주체별 거래 실적에 외국인 수급으로 잡힌다. 오전 10시를 전후로 외국인 매도가 쏟아진다면 CFD 반대매매 물량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오후 2시에는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주식매입자금대출(스탁론)의 반대매매가 나온다. 스탁론의 담보비율은 통상 120% 안팎으로 증권사가 제공하는 신용융자나 예탁증권담보대출보다 낮다.
오후 3시 이후에는 다음날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투자자들이 기존에 보유한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각 시간대별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 결론
2023.10.20.자 증권투자협회가 발표하는 증시자금추이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 259억,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5,497억원으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54.9%를 기록했다. 2023.10.19.자는 69%, 2023.10.18.자는 53.5%인데, 평소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평균 10% 수준임을 생각해 볼 때 최근 3 거래일 내 반대매매 물량이 엄청나게 쏟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풍제지와 관련된 주가조작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키움증권은 공시를 통해 2023.10.20.자 기준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 규모가 약 4,943억원 발생하였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된 반대매매 물량 출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 10.18자부터 평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반대매매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반대매매 물량으로 인해 주요 지수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반대매매가 이뤄질 때 곧 증시의 바닥이 형성된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투자자들은 지금부터라도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에 따른 하락 종목들에 대해 매수를 시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늘 정리한 주식시장 내 대출의 종류를 잘 파악하여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의 레버리지 활용과 증시의 바닥을 잡는 전략을 구사할 기회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주식투자 > 한국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공포지수 소개(CNN fear and greed index, VIX) (1) | 2023.10.27 |
---|---|
기업의 실적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까? (0) | 2023.10.25 |
반대 방향(Contrarian Approach) 투자 전략 (1) | 2023.10.22 |
포트폴리오 내 채권의 비중 확대 권고(하워드막스) (1) | 2023.10.21 |
캐즘이론(Chasm Theory)과 2차전지 주식 (0) | 2023.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