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지난 3월 18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BOJ)의 금융정책 결정 내용을 파악하고, BOJ 개최 이전에 발간된 2024.03.11.자 NH투자증권의 '엔저를 활용하는 법, 일본 ETF 투자' 리포트를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1. 일본은행(BOJ) 금융정책 결정 내용
일본은행은 지난 주 개최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단기 금리 조작부 양적, 질적 금융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하고, 단기 금리를 주요 정책수단으로 사용하여 금융정책을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다.
주요 내용으로는 1. 정책금리로 무담보 콜금리 재도를 재도입하여, 0.0 ~ 0.1% 정도로 유지하기로 결정, 2. 장기 국채 매입은 기존과 유사한 규모(약 6조엔)로 지속, 3. ETF 및 J-REIT 매입의 종료, 4. CP 및 회사채 매입 도 1년 후 종료를 예고하였다.
이러한 통화정책 변경의 배경인 일본의 경제 상황은 일부 약한 움직임이 보이지만서도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며 향후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BOJ는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이러한 결정의 중요한 자료였던 것은 임금과 물가에 대한 판단이었는데 최근 임금을 둘러싼 환경을 살펴보면 기업 수익은 개선을 지속하고 있으며 노동 수급은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금년 3월 15일 집계된 1차 춘계입금협상 결과 전체 임금 인상률은 5.28%로, 전년 3.80% 대비 큰 폭의 상승을 보이며 작년에 이어 견실한 임금 상승이 실현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우에다 총재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강화가 확인되고 2%의 물가안정목표가 지속적, 안정적 실현을 전망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판단하에 기존의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재검토하게 되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2. 향후 금융시장 반응 및 전망
일본은행의 정책 변경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다소 상승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시장금리 상승의 속도가 중요해 보인다. 2016년 2월부터 유지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폐지하고, 2007년 2월 이후 17년만에 금리 이상을 단행한 만큼 경제 전체가 오랜 기간 제로금리 또는 초 저금리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급격한 금리 상승은 예기치 못한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보인다.
이에 일본은행은 금리 수준이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기동적인 오퍼레이션으로 대응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향후에도 단기 시장금리를 주된 정책수단으로 보통의 금융정책을 운영하지만 현재의 경제와 물가 전망을 전제시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지속될 것이라 답변하였다.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도 현재의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며, 대규모의 완화 종료 후에는 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기가 어려운 상태라 밝혔다.
이와 같은 일본은행의 YCC 폐지 및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치에 부합하였다. 또한 향후에도 완화적인 금융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고, 국채 매입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모습에서 비둘기파적(dovish)으로 평가되는 등 단기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정책 전환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완화정책 변경 발표 후 예상 부합한 시장의 인식 속에 FOMC 경계감 등으로 엔/달러 환율 상승한 가운데, 닛케이 지수 역시 상승 전환하고 장기 금리(국채 10년물)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3. 엔저를 활용하는 방법, 일본 ETF 투자(2024.03.11. NH투자증권 하재석 애널리스트)
3.1. 일본 주식시장의 상승 요인
통화정책 변경으로 인해, 일본 금융시장의 유동성 파티가 끝이 날 것이라 예상한 투자자들은 많았다. 특히나 엔화 환율의 지독한 약세는 일부 해소가 될 것으로 보였고, 시장 금리의 상승으로 주식에 대한 매력도가 감소함에 따라 고점을 넘긴 닛케이 지수도 하락할 것으로 보았지만 일본 증시의 활황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일본 주식시장 상승의 이유는 1. 기업 이익 증가, 2. 밸류에이션 재평가, 3. 외국인 중심의 수급을 꼽았다. 일본 TOPIX 지수의 PBR은 2012년 1.08배에서 현재 1.50배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ROE는 3.3%에서 8.9%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일본 시장의 밸류에이션 상승은 정당화되고 있다. 기업 실적의 전망치도 상향 조정 지속되고 있으며, NISA 등 절세 계좌에서의 개인투자자의 수급도 기대되는 만큼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의 일본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이끈 종목은 디스코(6146), 어드밴테스트(6857), 도쿄일렉트론(8035) 등의 반도체 기업과 미츠비시 상사(8058), 토요타 자동차(7203) 등 자동차 및 상사 업종으로, 미국의 Magnificent 7을 비유하여 사무라이 7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국의 주가 상승과 달리 일본 주식시장은 성장주 대비 가치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래의 테마 ETF 수익률을 참고하여 볼 때, 가치주 중에서도 특히 반도체 관련 주식이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2 국내투자자 순매수 1위 2621
아직까지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있어 일본 주식시장은 생소하기 때문에, 최근 1년 동안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2621)' 로, 종목이 아닌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였다. 2621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두 차례에 걸쳐서 소개했던 바로, 가장 직접적으로 엔화 약세 국면을 활용하여 미국 금리 인하에 베팅하는 방법을 국내 투자자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https://lordofchangjeon-ro.tistory.com/entry/japanstock2621
https://lordofchangjeon-ro.tistory.com/entry/japanstock26213
2621에 관한 최근 글에서도 밝혔듯이, 미국 시장 금리의 추가적인 하락이 제한적인 현 상황에서 환헷지 비용을 상쇄할 만한 엔화 강세가 2621 상승의 필수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3.3 일본은행 통화정책 전환 수혜는 금융과 고배당
NH투자증권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이 실현될 경우, 일본 국채금리 상승을 예상하며 이 경우 금융주가 가장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래 23년부터 현재까지의 은행주 ETF(1631)과 일본 10년물 국채금리의 차트 궤적을 비교해보면 국채금리 상승시 은행주 ETF의 닛케이지수 대비 Outperform 하는 모습과 국채금리와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 역시 지난 9월 일본의 금융주 ETF에 관한 보고서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1615를 비롯하여 1631, 1632 등이 존재하며 1632에 경우 은행을 제외한 금융 섹터 ETF에 해당한다.
https://lordofchangjeon-ro.tistory.com/entry/japanstock16158306
일본증시의 밸류업 프로그램 트렌드와도 부합하는 주주환원 증가 추세는 금융 업종에도 유리한 환경으로, 고배당 ETF에도 금융과 운송 업종 비중이 상당하다.
3.4 대표지수 추종 ETF
일본은행의 정책변경에도 불구하고, 우에다 총재는 금융정책의 완화적인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7월 또는 10월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시기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시기가 맞물리게 되면 급격한 엔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신중한 일본은행의 스탠스를 고려할 때 시장의 기대를 어긋나는 정책이 나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통화정책 변경 이후에도, 엔화는 여전히 약세, 주가는 강세 흐름 지속하고 있으며 금리 또한 추가적인 상승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지수는 TOPIX와 닛케이225가 있다. TOPIX의 경우, 유동시가총액 가중지수로 국내의 코스피와 유사한 성격으로, 1968년 1월 4일 100p 기준으로 산출된다. 닛케이225의 경우, 주가 가중지수로 다우지수와 유사한 방식으로 산출되는데 일본의 대표기업 225개로 구성된다.
TOPIX의 경우, 은행, 자동차 등 다양한 업종이 고르게 분포되어있는 반면, 닛케이225는 패스트리테일링(9983)을 비롯한 소매업과 반도체, IT의 비중이 높다. 이에 밸류에이션 지표 역시 TOPIX가 상대적으로 가치주 권역에 해당한다.
이에 최근 1년 반도체 업종 위주의 성장섹터가 시장을 앞서갈 시기에는 닛케이225가 TOPIX 대비 수익률이 좋았으나, 3년과 5년으로 기간 범위를 넓혔을 때는 TOPIX와 닛케이225의 갭이 많이 좁혀진 모습을 알 수 있다.
4. 결론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 열기는 소위 주식을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는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연일 뉴스에서도 일본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본 여행을 코로나 이전만큼이나 더욱 많이 가게 되었고, 다녀온 사람들의 재방문 횟수도 증가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한국 대비 저렴한 물가를 체험함에 따라 엔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있다.
사실 일본은 여전히 강대국이다. 비록 플라자합의 이후 '잃어버린 30년 이라는' 놀림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전세계 기축통화국에 일원이며, GDP 규모는 전세계 4위에 해당한다. 일본 증권거래소는 뉴욕, 나스닥, 유로넥스트, 상하이에 이어 전세계 시가총액의 5위에 해당한다.
일본의 통화정책 전환은 어떻게 보면 이제 일본의 경제가 정상적인 금융 정책을 사용해도 버틸만한 체력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펀더멘털의 개선은 곧 기업의 실적 상승, 이해관계자(근로자, 주주, 사회 등)의 긍정적인 배분으로 이어지며 경제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 시점에서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베팅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주식은 항상 미래에 대한 기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대부분 반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이란 자산 중에서 상대적인 매력도를 생각해 봤을 때 일본은 고려해 볼만한 선택지라고도 생각한다.
※ 위 게시글에 언급되는 종목에 대해서 매수 또는 매도를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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